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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에 관하여 를 읽다
개요
- 이 책은 겨울서점의 독서모임에서 읽게되었다.
- 평소의 나라면 절대로 고르지 않았을 책이어서 한편으로는 신선하고 기대되었다.
-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으려고 했는데, 없더라
읽으면서 내용 정리
서문
- 한병철이 시몬 베유를 어떻게 가슴에 품게 되었는지 설명하는 내용임
주의
- 신에 다가가는 방법이 기도가 아니라 '주의'라고 함
- 신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 - 행위가 아니라 시선
- 이 관점에서 신은 너무나 수동적인 존재임
- 내가 뭔가를 하는 게 아니라, 그냥 보는 것만으로 접촉이 일어남
탈창조
- 주의 챕터와 같은 맥락 - 여기서도 수동적 자세를 강조함
- '나'를 중심으로 세계를 해석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
- 나를 없애는 것(창조를 역으로 되돌리는 것)이야말로 실재에 닿는 길
- 역설적이지만 자아를 지울수록 오히려 더 실재에 가까워진다는 논리
빈자리
- 자연은 기본적으로 빈 공간을 채우려는 성질이 있음
- 인간도 마찬가지 - 의미, 욕망, 해석으로 빈자리를 채우려 함
- 그런데 이 책이 말하는 채워짐은 다름
- 인간이 채우는 게 아니라, 채움을 멈출 때 무언가가 드러남
- 즉 빈자리를 만들려면 -> 채우려는 태도 자체를 포기해야 함
- 죽음 앞에서 이 구조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남
- 인간은 죽음을 그대로 못 견디고 의미, 목적, 서사를 만들어냄
- 근데 그 의미는 실제가 아니라 상상일 수 있음
- 베유는 초기 기독교 제자들을 예로 드는데
- 겉보기엔 신념을 위한 숭고한 죽음 같지만
- 실은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죽음을 받아들인 것
- 그게 베유가 말하는 초인적 태도
고요
- 종교가 위기에 처한 원인 중 하나가 고요의 상실임
- 니체도 소음을 사유의 위기 원인으로 꼽았음
- 현대는 정보, 말, 자극이 끊임없이 밀려옴 - 틈이 없음
- 베유가 말하는 고요는 단순히 조용한 게 아님
- 욕망, 불안, 비교가 개입하지 않는 상태
- 내적인 고요만한 행복이 없다고 함
- 정보는 그 자체로 소음임
- 정보를 얻는 건 생각하는 게 아님 - 쌓이지 않고 흐트러짐
- 그래서 베유의 핵심 개념인 '관조적 주의'가 불가능해짐
- 그냥 바라보기 / 그냥 머무르기 / 그냥 그대로 두기
- 이건 고요 속에서만 가능한 것
- 깊은 고요에 들어가면 모든 의지와 자아가 사라짐
- 아무것도 안 하지만 그것만으로 완전히 깨어있는 상태
아름다움
- 아름다움은 단순한 예쁨이 아니라 나를 넘어서는 경험임
- 현대의 아름다움은 변질됨
- 거룩함과 깊이를 잃고, 빠르고 가볍고 자극적인 소비 대상이 됨
- 지금의 아름다움은 오히려 자아를 강화하는 쪽으로 작동함
- 본래의 아름다움은 나를 드러내는 게 아니라 나를 잊게 만드는 것
- 최고의 아름다움은 성체로 표현된다고 함
- 아름다움이 신성과 연결된 것이라는 뜻
- 아름다움을 구원한다 = 신령한 차원으로 회복시키는 것
- 기술은 사물을 자원으로 전환하고 고유한 존재성을 제거함
- 단, 성찰과 관조를 동반한 기술은 지배가 아니라 고요를 수용하는 방식이 될 수 있음
- 결국 아름다움은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, 멈추고 비워진 상태에서 받아들일 때 드러남
아픔
- 아픔은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, 실재에 도달하게 하는 통로
- 편안함 속에서는 내가 세계를 이해한다는 착각 안에 있음
- 아픔이 들어올 때 세계가 몸에 직접적으로 체감됨
- 세계가 나를 넘어 존재한다는 사실이 강제로 드러남
- 아픔은 자아와 의지를 꺾음
- 아름다움은 부정성과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살아남
- 고통 없는 상태 = 무감각하고 평면적
- 고통이 있는 상태 = 깊이와 생동이 있음
- 현대 사회는 아픔을 그냥 제거하려 함
- 근데 아픔을 제거하면 진실, 깊이, 생명력도 함께 잃음
무위
- 무위는 단순한 비행동이 아님
- 억지로 행위하지 않는 상태 - 목적에 종속되지 않는 행위
- 현대인은 더 이상 타인에게 직접 지배당하지 않음
- 대신 자신이 만들어낸 것(기술, 시스템, 노동 구조)에 지배당함
- 자기 착취는 자유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더 강력하고 저항하기 어려움
- 무위를 위해서는 리추얼, 상징, 서사적 구조가 필요함
- 리추얼은 삶에 안정성을 주고 영혼이 머무를 공간을 만듦
- 노동도 단순한 생산이 아니라 기도 같은 행위로 전환되어야 함 (노동의 시화)
- 무위는 고요와 함께 가능함
- 고요가 없으면 모든 활동은 성과에 종속된 노동이 됨
- 고요가 중심에 들어오면 같은 행위도 무위로 전환됨
느낀점
-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 단연코 가장 읽기 힘들었다.
- 문장 하나하나가 어려운데, 거기다 비유와 레퍼런스가 겹겹이 쌓여있었다.
- 허먼 멜빌의 모비딕 정도면 어느 정도 따라가겠는데, 생소한 작품들 레퍼런스가 계속 튀어나옴
- 겨울서점은 적당한 난이도의 책이라고 했는데, 나는 전혀 그렇게 못느꼈음.
- 그나마 GPT로 이해 안되는 문장 하나하나 물어봐가며 간신히 읽을 수 있었다.
- GPT는 신이다.
- 없었으면 정말로 읽기 힘들었을 것임.
- 이 책은 전반적으로 비워냄을 통해 더 나은 방향, 한차원 도약 할 수 있다고 말한다.
- 어찌 보면 불교에서 깨달음을 얻는 방식과 비슷하게 느껴졌음
- 이 책에서 신의 존재에 대해 무신론적이면서 주관적인 결론을 냈다.
- 신은 하나의 인격이나 대상이 아니다
- 신은 항상 어디에 존재하며, 우리의 행동을 통해 드러나는 것으로 본다.
- 일반적으로 신과 상호작용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는 다르게 생각한다.
- 또한 어떠한 초월적인 존재이자 이상향으로 묘사된다.
- 또한 이 책에서는 인간의 행동과 자유의지에 대한 덧없음을 강조하는데, 한편으로는 속상했다.
- 나는 결국 우주의 먼지밖에 안되는 것인가
- 물론 마지막 챕터에서 목적에 종속되지 않는 삶을 위해 리추얼과 서사가 필요하다고 했지만, 내게는 조금 모순을 말하는 것으로 느껴졌다.
- 또한 매일 책, 개인공부, 회사일에 대한 욕심, 운동 등 바쁘게 살아가는 나 자신으로서는 비워냄은 도태되는 것과 비견될 정도로 허무맹랑하게도 느껴졌다.
- 철학자 양반정도는 되어야 비울 수 있는 거지 월세 내기도 빠듯한 내게 비우긴 뭘 비우란 말인가
- 어쩌면 전형적인 요즘식 해석으로,
- 가끔은 나 자신을 비움으로써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?
- 라는 해석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
- 이것은 너무 겉핧기식 해석인 것 같다.
- 이 책에서 놀라웠던 것은 각 챕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결과적으로 하나에 도달한다는 것이었다.
- 솔직히 말하면, 이렇게 유기적으로 잘 짜여있는 책은 흔하지 않다고 생각함
- 억지로 기력을 짜내어서 읽은 보람이 있다고 느꼈다.
- 작가는 철학자이자, 하나의 종교인, 사상가라고 할 수 있을텐데,
- 그의 비워냄의 결말은 무엇인가
- 더 나은 세상?
- 더 나은 나?
- 어쩌면 그저 있는 그대로에 도달하는 것일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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